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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 구전사화 20 발우봉(鉢盂峰)과 도침랑(道琛琅) 사사봉으로부터 몇 개의 산등성을 타고 내려오는 동안, 도사는 몇 번이나 현깃증을 느꼈다. 다시금 어느 조그만 봉우리에 닿았을 때는, 앞으로 더 나아갈 길도 막혔거니와 그 보다도 이제는 몸을 더 움직일 기력이 전혀 없었다. 끝없는 광야에 홀로 내동.. 2018. 9. 29.
용문산 구전사화 19 - 어디로 가나? - 도사는 갈 곳을 알지 못했다.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갈 곳이 없었다.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를 이끌고 발 가는 대로 걸음을 옮겼다. 살아 있으니 움직여야 한다는 잠재의식 때문인지도 몰랐다. 웅이봉에서 남쪽으록 내려와 또 하나의 산봉우리에 올라섰을 때 도사는 눈앞.. 2018. 9. 29.
용문산 구전사화 18 꾀꼬리가 그 찬란한 빛을 발했을 때, 그러니까 신라군사들의 눈이 어두워지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매돌봉을 돌고 있던 매도 이 강렬한 빛을 보자, 그만 혼이 흩어져 방울이 굴러 내려간 매방울 양지에 떨어져 죽고 말았던 것이다. 한편 웅이봉에 엎드렸던 곰은 지리멸렬하는 신라군사들.. 2018. 9. 29.
용문산 구전사화 17 물먹은 솜뭉치처럼 주저앉을 것만 같은 몸을 이끌고 도사가 웅이봉에 다달았을 때에도 곰은 그저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립고 미덥던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온 듯한 안도감과 함께 몸을 가눌 수 없도록 엄습해 오는 피곤 때문에, 곰의 품속에 몸을 내맡기자마자, 도사는 그만 정신을 잃고 .. 2018. 9. 29.
용문산 구전사화 16 얼마를 나르자 매는 어느 산봉우리를 안고 돌기 시작했다. 세 바퀴를 돈 매는 산봉우리를 겨누어 방울을 떨어뜨렸다. 그러나, 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잠을 깨어야 할 곰은 거기 없었다. 산 봉우리에 떨어진 방울은 남쪽 산마루를 타고 굴러 내려갔다. 매는 그냥 산봉우리를 안고 자.. 2018. 9. 29.
용문산 구전사화 15 신라군은 말 탄 군사를 풀었다. 그리하여 도사가 삼도봉에 이르렀을 때 말 탄 군사들이 구름같이 쫓고 있었다. 도침을 쫓아 오던 신라 군사중 몇 명이 삼도봉 아래에 다달았을 때, 이상한 여자의 음성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귀를 기우리고 가까이 갔을 때, 이들은 서로 마주 보며 눈을 크.. 2018. 9. 29.